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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에게 보여주기 민망한 표지 문구에 살짝 감명받으며 읽기 시작했다.
초반에 강조되는 문제 재정의 기법에 큰 기대를 했다.
그렇지만 재정의된 문제와 디자인 결과물을 함께 계속 보다보니
재정의된 문제가 디자인 결과물의 그럴듯한 설명에 지나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생각나는대로 디자인을 먼저 하고 문제 재정의를 억지로 끼워넣은 작품도 분명 있었을 것이다.
후반부에 가니 과거 자신의 작품의 부족한 부분을 안타까워하는 코멘트가 있었다.
디자인에 정답이 있지는 않다는 사실을 알았다.
문제를 재정의할 수 없는 경우에도 어떻게든 자신만의 규칙에 끼워맞추기 위해 노력하는 흔적이 보였다.
무엇보다 기존 문제에서 재정의된 문제로 이어지는 사고의 흐름은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모든 디자인이 납득되지는 않았다.
재정의를 위해 재정의된 문제, 억지스러운 디자인 샘플이 잊을만 하면 등장했다.
이쯤에서 작가의 인간적인 면을 느낄 수 있었다.
밥길은 자신의 수업에 온 학생들에게 신랄하게 비판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책을 보는 나도 그 수업에 참여하여 겸손히 배우려 했다면 욕이나 더 먹었을 것이다.
밥길이 디자인 규칙에 대해 하고 싶었던 말은 이럴 것이다.
문제와 재정의된 문제의 관계, 재정의된 문제와 디자인 사이에
규칙이나 개연성은 없다.
알아서 해라.